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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독학 정보

7080 통기타를 배우고 싶다면 (지금은) 저 말고 다른 선생님에게 가셔야 해요.

켄지 12 5421

종종 7080노래를 기타로 쳐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연락을 해 오신다. 그 분들은 대체적으로 기타는 조금씩 칠 줄은 아시지만 7080 특유의 멋진 멜로디 라인과 기타 연주를 같이 치고 싶어 하신다거나 노래를 듣고 자유롭게 짜잔! 연주를 해내고 싶은 욕망이 있는 분들이다. 스스로 하는 것이 쉽지 않아 연락을 해 오시는 것이지만 오늘도 역시 그런 분들을 거절할 수밖에 없다. (지금은 레슨도 하고있지 않으니 더더욱) 


이유는 간단하다. 그분들을 위한 커리큘럼이 나에게는 없기 때문이다. 7080의 특성상 50대, 60대가 많기 때문에 이 분들을 대상으로하는 기타 강좌는 보다 전문적인 가이드가 필요하다. 이런 결정의 바탕에는 그분들이 7080의 음악 스타일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7080 음악은 포크송이나 트로트이기 때문에 단조롭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음악적 구성을 뜯어보면 생각보다 난이도가 높고 멜로디 연주라든지 전주, 구조마다 달라지는 리듬등이 복잡하고 화려한 곡이 많다. 전주만 들어도 이 곡!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존재감이 선명한 노래들도 많다. 문제는 그런 곡을 평소에 즐겨 들으면 자신의 연주에서도 그런 연주가 나와줬으면 하는 바램이 생기는데 통기타로 그런 연주를 하려면 실제로도 난이도가 무척 높아서 시작부터 난관에 부딛히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그 분들이 나이가 좀 있으시기 때문에 자신의 스타일을 변경하는 데 심리적 불편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배운 걸 조금 연습하다가 어렵다며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 경우는 몹시 흔하고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사를 정확하게 전달해도 계속 다른 이야기를 하면서 이 노래는 어떻게 쳐야 하느냐만 물으시는 분들도 계신다. 한 곡을 완성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을 해도 좀처럼 실력이 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10분이 멀다하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셨다. 


그래서 이분들에게는 보다 섬세하고 정교한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미 통기타 코드14에서 기본적인 가이드가 제공되고 있지만 이것보다 더 느리고 더 정교한 커리큘럼이 필요하다. 학습에 대한 피드백이 빨라야 하고 방향을 잃지 않도록 계속 잡아주어야 한다. 기본적인 코드 전환과 리듬도 보면서 곡에대한 분석도 해 주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느리면서도 느긋한 과정에서 아주 조금씩 천천히 진행해야 한다. 기존에 내가 제작했던 과정보다 더 디테일하고 정교한 부분이 필요하다.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가장 기본기인 코드 전환도 안 되시는데 멋있는 노래를 치고싶어 할 때다. 자신의 실력을 별로 고려하지 않고 치는법만 알려주면 한 달이고 두 달이고 이 곡 하나만 연습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내가 말한다. "선생님, 이 상태로는 1년이 넘어도 못 치실거예요. 기본적인 코드의 코드 전환이 되어야 연주가 되거든요." 이렇게 핵직구를 수도없이 날려도 이해 할 생각이 없으신 듯 하다.


7080 노래를 좋아하시는 분들의 경우 나이가 많으시기 때문에 오랫동안 이어져온 삶의 학습 태도가 곧바로 드러난다. 그래서 이해하지 않은 상태로 우직하게 연습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시는 경우도 있고, 자신이 어떻게 배울지 다 알기 때문에 교사인 당신은 나에게 어떻게 하는지만 알려주면 된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경우도 있고, 선생님만 믿고 따라간다고 얘기하는 경우도 있다. 스스로 발전하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같이 발견해 나가야 하고 (성장 과정이 사람마다 다르다.) 그런 마음가짐을 가진 분들이라면 언제나 함께 성장이 가능했다. 


개인적으로는 자신이 어렸을 적에 들었던 음악의 종류가 음악적 성장에 관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관련하여 논문자료들이 있는지 찾아봤으나 한국에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6-70년 당시에는 음악을 마음놓고 들을 수 있는 인프라도 없었고 8-90년대까지도 테이프로 음악을 듣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지금처럼 원한다면 어디서나 전 세계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그런 시대가 아니었다. 곡을 몇 번 듣고 가사만 노트에 적어서 따라 부르는 식으로 노래를 불러왔다. 원곡과 비슷하지만 잘못된 음정이나 박자로 부르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래도 노래부르고 즐기는데는 문제될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7080의 음악은 요즘 시대의 음악과는 리듬 구조부터 다르다. 7080은 서정적인 8비트 리듬이나 운치있는 아르페지오 연주가 많았지 지금처럼 리듬이 부각되는 곡은 없었다. 트로트나 성인가요도 빠르면서도 멜로디를 연주하야하는 - 기타로 어려운 곡은 있지만 정작 리듬은 단조로운 8비트가 많다. 어려서부터 16비트와 바운스 곡을 듣고 자라면서 그게 기본이 된 요즘 세대와 음악적 센스의 차이가 나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은 어차피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나 선호하는 장르만 듣기 때문에 50대가 요즘 가요를 듣는 일은 없을 것이다. 신승훈 정도만 되어도 가수를 모른다. 김광석이나 이문세 정도가 마지막세대인듯 하다. 7080 연주자들이 그시절 생소한 16비트 리듬으로 된 곡이나 엇박이 나오는 곡을 연습하면 어려워하는 이유다. 7080에서도 그런 노래들이 많은데 그것이 16비트인지 엇박인지 모르기 때문에 조금만 하면 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엇박이나 16비트도 생소한데 멜로디 연주가 들어간 마이너 트로트 곡이라면 얼마나 더 어려운 것일까.


물론 7080을 비하하는 것은 아니다. 음악을 듣고 자라온 환경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는 것을 말하기 위함이다. 시대별로 성장하면서 들었던 음악이 다르므로 동시대를 사는 사람이라면 젊었을 때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의 음악을 듣거나 그 시절 음악을 평생 듣는다. 이건 누구나 마찬가지다. 요즘 3-40대 여성들이 이적이나 김동률 노래를 즐겨듣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젊었을 때 들었던 익숙한 곡이기 때문이다. 


7080 시절은 음악적으로 완성되지 않고 성장을 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나이들어 기타를 배우면서 동시에 음악적 기본기를 다지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물론 하면 또 할 수도 있겟지만 시간을 길게 잡고 음악에 대한 이해부터 하나씩 자신의 음악성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무작정 기타를 잡고 두드리는 것보다는 음악적 실력을 쌓아두고 그것을 바탕으로 좋아하는 노래를 하나씩 정성스럽게 가꿔나가는 것이 평생 음악을 즐겁게 연주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분들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 한 노래를 4-5단계로 나눠서 연습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멋드러진 원곡의 완성 버전을 초보때부터 바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대략적인 음악의 형태부터 굉장히 단순하게 기타로 연주할 수 있으면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그걸 익숙하게 만들고 코드 몇가지 업그레이드하고 다시 리듬 몇 군데 업그레이드 하는 방식으로 단순화 한 곡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도 그렇게는 아직 해본 적이 없으므로, 할 수가 없다. 그러니 당시의 곡과 정서를 이해하는 선생님들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고 악보와 체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배우는 것이 더 좋겠다는 의견이다. 나는 커리큘럼도, 정서도 다른 사람이라 그 분들을 가르칠만한 실력이 되지 못하기에 연락이 올 때마다 정중히 거절을 할 수밖에는 없는 것이다. 

12 Comments
환골탈태 2020.02.25 08:16  
이정선의 곡들은 인트로에서 포기하게 되죠. ^^
구창모의 "어쩌다 마주친 그대 모습에 읍빠 읍빠 읍빠읍빠 쨘".
주옥같은 리프도 생각나고요.
7080을 리메이크 한 경우도 있던데요. ^^
켄지 2020.02.25 10:34  
시대를 뛰어넘는 너무 대단한 곡들이죠. 난이도가 정말 높습니다.  ㅎㅎㅎ
zahn 2020.03.06 12:54  
나이 들면 고집을 안부려도 새로운것 받아들이는 속도가 엄청 느릴텐데 고집없이, 오픈 마인드로, 멋있게 늙고 싶은 (개인적인) 바램입니다~! ㅎㅎ
켄지 2020.03.06 22:17  
와오 이거슨 모두의 바람!
꿈나이테 2020.04.30 08:30  
동호회에 50대 회원분들 대개 그러합니다! 코드전환이나 기본적인 리듬 스트럼이 안되는데 멜로디 또는 오부리까지... 그리고 농담반 진심반으로 맨날 해도 실력안는다고... 잘치는 사람들이 어마어마하게 연습했다는걸 모를 수 밖에 없으신듯요.^^
켄지 2020.04.30 15:01  
그래도 나름 즐기실 수 있으면 좋을거 같습니다.ㅎㅎ 저도 프로들 연습량에는 턱없이 못 미칩니다 ㅋㅋㅋ
순돌이 2020.07.16 16:28  
이 글을 통해서 제가 요즘 곡들을 연주하기 힘들고 어려워하는 이유를 찾았네요.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지만 86년생인 저는 또래 세대보다 이전 세대들의 노래들과 장르적으로도 포크, 락 음악들을 좋아하고 많이 듣다보니 리듬이 부각대고 복잡한 경우엔 노래는 좋지만 제가 연주하기 어려워했던 것 같습니다ㅠㅅㅠ

Congratulation! You win the 2 Lucky Point!

켄지 2020.07.17 02:49  
네네 요즘 노래는 사실 커버하게 되면 기타 테크닉 자랑인게 좀 많은거 같고요. ㅋㅋㅋ (저도 일조하고 있고요..) 노래같은? 멜로디가 중심인 노래들은 여전히 예전 느낌의 리듬으로도 충분히 좋게 연주할 수 있는거 같아요. 무리하실 필요는 없고 좋아하시는 노래들 위주로 연습하는 게 저는 더 좋지 싶습니다. ㅎㅎ
식스센스 2020.09.09 21:10  
그래도 켄지샘의 다음 프로젝트는 7080 기타강의 영상이 되지않을까 예언(강요?애원?ㅋ)해봅니다~ㅎㅎ
켄지 2020.09.10 00:39  
흐흣, 안그래도 요청이 좀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하는지 고민이지만, 케이스를 잘 맞춰서 넣으면 재밌게 해보실 수 있게 콘텐츠 설계가 될것 같은데... 또 머리속에 그림이 뙇 그려지네요. 큰일이다. ㅋㅋㅋㅋ
김반장 2020.12.08 17:17  
연식은 7080인데
저는 유튜브에서 정인 '장마' 에 이끌려 일일기타를 찾게 되었습니다.
저같은 사람도 있다는 것을 감안하시면 더 기운이 나실 것 같아
굳이 덧글 달았습니다.

음악이란 돌고 도는 것인데다
서로 다 연관성이 있는지라
켄지님만의 길을 걸으셔도 7080과 결국 닿을 것이라 저는 생각하구요.
켄지 2020.12.08 17:28  
아이 고맵습니다. ㅎㅎ 저도 이제 슬슬 7080 곡을 준비해 보아야 겠습니다. 뭐 기본기는 언제나 같으니까요. 김반장님 말씀대로 결국 닿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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