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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독학 정보

왜 통기타는 어려운걸까 - 1

켄지 6 5797


 

 

: 기타 어느정도까지 치고 싶으세요?

레슨생 : 그냥 노래 들으면 코드도 쉽게 찾아내고 리듬도 곡에 맞춰서 치고싶은 노래 적당히 치고 싶어요. 

: 네, 그걸 프로라고 부르죠. 당신이 원하는 것이 프로인 줄 모를 뿐이예요. 

 

 

 

 

어려운건지 몰랐었어.

위 대답을 통해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이 기타를 배울 때 대부분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 생각이 무엇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내가 기타 레슨받는 사람들에게 아주 많이 (정말 많이) 물어 봤었는데 상당수가 위와 같은 답변을 했다. 물론 아주 작은 표본을 가지고 일반화를 시키기는 어렵지만 정말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음악이나 통기타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이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했을 때 이게 평범한 사람들의 생각이고 기타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이 바라는 희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다이얼로그를 다시 살펴보면 알겠지만, 어느 정도까지 치고 싶냐는 물음에 대한 대답은 기타의 테크닉적인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것은 음악적 소양, 기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어떤 악기를 배워도 할법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실력과는 상관 없이 음악적인 내용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상이 있는 것이다. 평범하게 취미로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코타로오시오처럼 코타시브 주법을 현란하게 연주하며 남들 앞에서 멋진 연주를 한 곡조 뽑아보고 싶어요"라고 얘기 하지 않는다. 대부분 적당히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 정도를 치고 싶어한다. 

 

그렇다. 초보들은 기타를 배우면 누구나 코드나 리듬을 쉽게 찾아낼 수 있는 줄 아는 것이다. 하지만 악기를 아무리 오래 배워도 코드나 리듬을 찾아내는 것은 전혀 못 할수도 있다. 기타를 배우는 것과는 다른 영역의 일이기 때문이다. 초보들에게 이것이 어려운 일임을, 그것도 굉장히 어려운 일임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초보 연주자들이 오랫동안 갈고 닦은 연주에 "뭐 이 정도는 기타 치는 사람은 다 치는거 아냐?"라는 기알못 친구의 우스개 소리를 정색하고 받아쳐 줄 수 있는 것이다. 당장에 기타 하루 쳐 보면 A코드는 커녕 기타 소리도 제대로 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좌절할 수밖에 없는 소시민인 주제에 말이다. 위대한 초보들의 연습을 우습다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들리는 노래의 코드를 따고 격정적인 연주의 리듬을 어떻게 연주 하는지를 쉽게 배울 수 있었으면, 그리고 그게 평범한 수준의 실력이라면 우리나라에는 뮤직 히어로가 넘치고 넘쳤어야 했다. 음악이라는 것이 항상 일상에서 넘치고 삶과 뗄레야 뗄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소비되기 때문에 악기나 음악에 대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을수는 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일반인들은 기타를 배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인지하지 못하고 위와 같은 대답을 하게 되는 것이다. 

 

 

 

 

선생님은 왜 이렇게 무서운가요. 

기타 레슨을 받다가 쫓기듯 그룹 레슨을 뛰쳐나와 나에게로 안착하셨던 분의 이야기를 빌자면 일단 취미 기타 교육 부분에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핀잔을 많이 듣고, 많이 혼나고 하는 통에 기타 배우기에 관한 많은 부정적 피드백이 쌓이는 것이다. 이것은 기타를 배우는 것과는 전혀 상관없이, 순전히 교육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 사이의 대화에서 오가는 태도 문제이다. 교사에게 흔히 듣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몇 가지 정리해봤다. 

 

 

"지금 님께서는 연습이 부족해요. 더 하세요. 안 그러면 수업 진행 못 합니다."


"이게 왜 안돼요? 이건 초등학생도 되는거예요."


"그렇게 하면 안돼요. 일단 안되니까 내가 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하세요."


"집에서 연습 안 해오실거면 그만 두세요." 


"이렇게 하시면 기타 못 쳐요."


"그냥 하라는 대로 하세요." 

 

 

이런 취급을 받으며 취미 기타를 배우고 싶은 생각이 드는 사람은 아마 단 한명도 없을 것이다. 입시 교육이야 목적이 분명하고 명확한 성과를 내야만 하는 길고 지루한 과정이기 때문에 어떤 강압도 인내할 수 있다고 해도 (입시라는 명목으로 자행되는 일종의 정서폭력, 그 조차도 나는 절대 용납할 수 없지만) 취미로 배우는 사람들을 이런식으로 접근하면 그 사람의 삶에서 통기타라는 것은 굉장히 부적적인 기억만 남기고 버려진 악기로 낙인 찍히게 될 것이다. 평생에 한 번 악기를 배우겠다고 먹은 마음을 소홀히 대하는 것이 된다. 

 

물론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 그리고 해박한 지식에 재미까지 더해 가르치는 선생님들도 너무 많다. 나는 이 분들이 아니라 그 외의 부정적 피드백을 주는 선생님들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이다. 그래서 취미 기타는 기타를 가르치는 교사의 입장 부터가 달라야 한다.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배울 수 있게 돕는 것이다. 

 

이 관점의 차이는 굉장히 중요한데 지시해서 가르치는 사람이 될지, 아니면 그 사람의 부족한 부분을 캐치해서 채워주고 실력을 높일 수 있게 도울 것인지는 배우는 사람의 결과부터가 다르기 때문이다. 전자의 경우는 교육의 기준을 세워 놓고 그것에 미달하면 배제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 사람은 해도 안 되는구나를 굉장히 쉽게 결정해 버리고 자신의 교육 수준을 따라오지 못하면 버리거나 신경쓰지 않거나의 방식을 택한다. 그러나 후자는 포기하지 않는다. 그 사람이 잘 배우는 것에 목적이 있으므로 잘 배워나갈 수 있도록 과정을 쉽게 만들고 실력이 쌓일 수 있게 준비를 한다. 교육이란 기술적 내용이 들어가는 일이어서 교사의 수준에 따라 교육 수준도 차이가 나겠지만 일단 배우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전혀 다르다. 

 

 

 

 

기다림. 어른들에게도 필요하다. 

우리는 왜 기다림을 잊었는지 모르겠다. 배우는 사람도 가르치는 사람도 정답을 바로 쏟아내야 한다.(고 믿는다.) 몇 분 전에 가르쳐놓고 반복해서 연습을 시킬 때 플레이가 안 되면 버럭 화부터 내는 것은 사람이 배워나가는 과정에 대한 몰이해 때문이다. 

 

나에겐 8살 아들이 하나 있는데 무언가를 배우는 과정은 너무나 더디고 느리다. 그리고 이 느리고 지루한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배우고 익히고 좌절하고 새로운 것들을 경험한다. 문제는 성질 급한 부모이다. 이 부모들은 아이들의 이런 다채로운 경험들을 생각지 않고 '대신' 해주는 경우가 많다. 신발을 신으려 할 때, 열쇠로 문을 열려고 할 때 부모가 해주는 것이다. (사실 '해 버린다'가 맞다.) 부모는 2~3초면 끝날 일이지만 아이들은 5~6분도 걸리기 때문이다. 그걸 문 앞에서 기다려주는 부모는 세상에 없지만, 기다려 줘야 한다. 

 

아이는 밖에서 집에 들어갈 때 언제나 문 열쇠를 본인이 직접 열어야 했다. 세 네살때부터 줄곧 그랬기 때문에이 상황을 당하는 입장에서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문 앞에 서 있는데 본인이 열쇠로 문을 열겠다고 난리를 치는 상황에서 열쇠를 줄 부모가 그 누구인가. 그 때는 너무 어려서 열쇠를 움켜잡는 것부터가 난관이었다. 그렇지만 가족들은 상당히 오랫동안 기다려 주거나 아이가 혼자할 수 없는 불가능한 부분은 어느정도 해소해주고 본인이 직접할 수 있게 도와주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가이드를 해 주었다. 덕분에 오래지 않아 열쇠로 문을 여는 일에 익숙해져 있었다. 젓가락질도, 글자를 쓰는 일도 동일하다. 스스로 집중할 줄 아는 상황이라면 적절한 가이드 만으로도 스스로 해낼 수 있다. 그러므로 부모는 하나를 가르쳤다면 수 백 번의 실수를 참고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그게 몇 날이 되고 몇 달이 된다. 그리고나면 어느새 완숙할 정도로 잘 해내고 있는 아이를 발견한다. 가르치는 것이 핵심이 아니라 기다림이 핵심이다. 

 

기타 실력이 천천히 늘게 된다는 것을 인지하고 기다려준다면 기타를 못 칠 사람은 없다. 초보들이 쉽게 포기하는 이유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교사가 기다리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너무 많은 것을 아주 쉽다는 이야기와 함께 가르쳐 준다. 본인은 오래 해서 쉬운거지 배우는 입장에서는 하나 하나가 물음표 투성이니 그것을 따라갈 수가 없다. 기다려 주면서 학습할 수 있도록 천천히 이끌어주면 좋지만 그걸 채 기다리지도 않고 다음 챕터로 넘어간다. 진도 빼기 바쁘다. 아니면 이정도면 쉬운거니까 연습 빨리해서 다음 곡 하자고 한다. 잘 눌러지지도 않는 코드들, 거기에 더 복잡한 리듬들을 연주하면서 완성되지 않고 어설픈것 처럼 들리는 사운드를 스스로 참지 못하고 "아 나는 안되는거구나. 되는 사람만 되는거구나." 탄식하며 기타를 놓게되는 것이다. 이것은 커리큘럼이 아닌 전적으로 교육적인 문제인 것이다. 

 

배우는 사람의 움직임에 맞게 더 느리고 완만하게 가르쳐야 한다. 

6 Comments
연습벌레 2017.08.24 16:22  
킁킁 2017.09.20 22:33  
Good

Congratulation! You win the 28 Lucky Point!

기타소야곡 2018.07.02 06:22  
기타 뿐만아니라 글도 아주 잘쓰십니다. 잘읽었습니다.
켄지 2018.07.02 16:53  
고맙습니다. ㅎㅎ 계속 열심히 쓰겠습니다.
꿈나이테 2019.02.26 14:35  
늦게나마 좋은 글을 읽고 감사 인사 남깁니다. 기타 뿐 아니라 여러가지 생각이 담긴
좋은 글이네요.^^
오리궁댕이 2019.07.11 18:58  
그러게요  맟는 말씀이시네요
오십넘어 배워보려하니 힘드네요
그러던중 일일기타를 보게됐네요

Congratulation! You win the 24 Lucky 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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