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관된 리듬을 치지 않았기에 생긴 일
일주일 간격으로 한달 동안 녹음한 곡을 들어보았습니다. 망삘이 충만하더군요ㅎㄷㄷ 그냥 내키는대로 후려갈긴 느낌입니다.
16비트 1번 리듬하나로 곡을 연주하였다고 생각하였지만 막상 들어보니 16비트 27번(?) 리듬까지 나오더군요. 어떤 부분은 자체 생략하고, 어떤 부분은 더 치고... 뭐 생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습니다.
사실 이렇게 된 데에는 집에서 조용히 쳐야한다는 강박에 시달린 나머지 오른손의 힘을 극한으로 빼버린 것도 한 몫을 했다고 생각합니다만, 너무 심하더군요. 듣는 내내 불안하여 '이 다음 마디는 어떻게 쳐댈까?'라는 묘한 기대도 하게 되더군요. 연주자도 예상할 수 없는 리듬 테이킹은 반주의 기능을 이미 상실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왜 나는 그렇게 쳐대야만 했을까'라고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나름대로 간추린 '저만의'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이 곡을 어서 완성해야한다는 조급함 : 쫓아오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트랙에서 미친듯이 뛰다가 결국 종아리에 쥐나는 꼴이죠.
2. 뭔가 멋있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 (오해의 소지가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교재에서 알려주는 리듬을 넘어서는 나만의 삘로 노래를 연주하고 있다는 약간은 중2병스러운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하는데, 정말 치는 내내 자아도취에 빠지는데, 빠져도 너무 빠져서 자신의 삘에 허우적대다보면 연주가 끝나있습니다.
3. 싱코페이션 처리에 대한 오해 : 리듬을 치는 것이기에 드럼 소리를 잘 들어야겠지만 어느샌가 보컬의 가사를 따라가죠. 그러다보니 이음줄이 나오거나 당김음이 나오는 모든 구간에서 리듬이 다 무너져버렸습니다. 일관된 싱코페이션 처리라면 베스트이겠으나, 마디마다 소절마다 그 처리방법이 자신의 삘을 따라가다보니 도저히 들어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결론은 나는 아직도 멀었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고민하며 교재를 처음부터 뒤적이다가 처음에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서 무심코 넘어가버린 '리빌딩 p.23에 나오는 켄지님의 말씀'을 인용하고 글을 줄일까 합니다.
- (16비트 리듬 하나만 이용하여 곡을 연주합니다.) 이것을 노래의 처음부터 끝까지 균일하고 끈질기게 연주할 줄 아는 것도 능력입니다. ... 반주는 절제되고 균형잡힌 리듬이 꼭 필요합니다 -
p.s. 태산을 넘어도 태산이다ㅠㅠ 히말라야를 횡단하는 느낌... 녹음곡 폴더는 Shift + Delete...